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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음식

녹내장, 노화 탓에 눈이 침침하다고 그냥 지나치면 큰일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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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모두 평안히 지내고 계신가요. 

변덕스러운 계절 탓에 감기 걱정이 많아지는 요즘, 특히 어르신들은 무엇보다 건강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오늘은 나이가 들수록 먼저 약해지기 쉬운 눈, 그중에서도 소리 없이 다가와 시력을 위협하는 녹내장에 대해 차근차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녹내장을 단순히 “나이 들어 시력이 떨어지는 현상”쯤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면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삶의 소중한 장면을 담아내는 눈을 오래 지키기 위해서는 녹내장이 어떤 병이며,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해야 하는지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먼저 녹내장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녹내장은 눈 속 압력, 즉 안압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거나, 설령 안압이 정상 범위라도 시신경이 약해져 손상되면서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질환을 말합니다. 시신경은 눈으로 들어온 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어 뇌로 전달하는, 카메라로 치면 필름에 해당하는 섬세한 조직입니다. 이 부위가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거나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서서히 기능을 잃고, 결국 시력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선제적 관리가 핵심입니다.


안압은 눈 속을 순환하는 투명한 액체, ‘방수’의 생성과 배출의 균형으로 유지됩니다. 방수가 잘 빠져나가지 못하면 눈 속에 액체가 쌓여 압력이 오르고, 이 압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시신경을 지속적으로 누르며 손상을 유발합니다. 수도관 내부의 압력이 과도하게 높아져 배관이 망가지는 상황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습니다. 실제로 녹내장은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 불립니다. 평소보다 시야가 흐릿해진다거나, 불빛 주변에 무지개 테가 보인다거나, 옆시야가 줄어드는 느낌이 든다면 지체하지 말고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안압이 정상이어도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정상안압녹내장의 비중이 높아, 단순히 안압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왜 녹내장이 생길까요. 첫째, 노화입니다. 세월이 흐르면 눈의 배출로 기능이 떨어지고 시신경세포 역시 취약해집니다. 둘째, 유전적 소인도 중요합니다. 가족 중 녹내장 환자가 있다면 발병 가능성이 일반인보다 현저히 높아, 젊은 나이부터 정기 검진을 시작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셋째, 전신 질환의 영향입니다. 당뇨병과 고혈압은 미세혈관을 손상시키고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를 저해하여 녹내장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넷째, 생활습관입니다.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산화 스트레스를 높여 시신경에 부담을 주고, 수면 부족과 만성 스트레스 역시 호르몬 불균형을 통해 안압과 혈류에 좋지 않은 변화를 일으킵니다. 다섯째, 스테로이드의 장기 사용입니다. 관절염·피부질환 치료나 스테로이드 안약을 오래 사용할 경우 안압 상승 위험이 커지므로, 복용 및 점안 여부를 담당의와 상의하고 정기적으로 안압과 시신경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녹내장을 의심할 수 있는 신호들도 기억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주변 시야가 조금씩 좁아지는 느낌, 계단을 내려갈 때 옆이 잘 보이지 않아 불안한 경험, 야간 운전 중 측면 차량을 인지하기 어려운 상황 등은 이미 진행 신호일 수 있습니다. 급격한 안압 상승이 동반되면 눈의 통증, 두통, 구역감, 불빛 주위의 무지개 현상 등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처럼 증상이 모호하거나 늦게 나타나므로, 40세 이후에는 증상이 없더라도 해마다 한 번은 안과를 방문해 안압·시야·안저·시신경 단층촬영(OCT) 등을 포함한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예방의 첫째 원칙은 정기 검진입니다. 조기에 이상을 발견하면 약물치료만으로도 진행을 늦출 수 있고, 생활습관 교정만으로도 충분히 안정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둘째는 식습관 관리입니다. 비타민 A·C·E 등 항산화 영양소가 풍부한 녹황색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루테인·제아잔틴이 풍부한 시금치·케일, 오메가-3가 많은 고등어·연어 같은 등 푸른 생선, 호두·아몬드 같은 견과류를 균형 있게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과도한 당분과 포화지방은 줄여 전신 혈관 건강을 지켜야 합니다. 셋째는 규칙적인 생활과 적절한 운동입니다. 걷기나 가벼운 조깅 같은 유산소 운동은 전신 순환을 돕고 스트레스를 낮춰 눈의 부담을 덜어줍니다. 다만 역기를 무리하게 드는 고강도 힘주기 동작이나 머리를 오래 숙이는 자세는 일시적 안압 상승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요가나 명상처럼 호흡을 안정시키는 활동도 도움이 됩니다.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수칙도 중요합니다. 실내 조명을 지나치게 어둡게 하지 말고, 독서나 TV 시청 시에는 충분한 밝기를 유지해 눈의 피로와 동공 과도 확장을 줄이세요. 스마트폰·컴퓨터 사용이 길어질 때는 20분마다 20초간 먼 곳을 바라보는 쉬기 규칙을 적용해 건조감과 피로를 예방합니다. 목을 조이는 넥타이나 지나치게 꽉 끼는 의복은 경정맥 흐름을 방해해 안압에 영향을 주므로 느슨하게 착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무거운 짐을 갑자기 들어 올리거나 숨을 참으며 힘을 주는 행동도 피하고,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는 과하지 않게 조절하세요. 당뇨·고혈압 약을 포함한 복용약은 정해진 시간에 꾸준히 복용하며, 새로운 약을 시작할 때는 안압에 미칠 영향을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합니다.


만약 녹내장 진단을 받았다면 낙담부터 할 필요는 없습니다. 치료의 목표는 이미 손상된 시야를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시야를 최대한 오래 보존하는 데에 있습니다. 가장 기본은 약물치료로, 방수의 생성량을 줄이거나 배출을 촉진해 안압을 낮추는 안약을 사용합니다. 여러 종류의 안약을 병용할 때는 점안 간격을 5분 이상 두고, 점안 후 코눈물길 부위를 부드럽게 눌러 전신 흡수를 줄이면 부작용을 낮출 수 있습니다. 약물만으로 충분한 효과가 없거나 순응도가 떨어질 때는 선택적 레이저섬유주성형술(SLT) 등 레이저 치료를 고려할 수 있으며, 시술 시간과 통증이 비교적 적어 고령층도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안압 조절이 어려운 진행성 사례에서는 미세침습녹내장수술(MIGS)이나 섬유주절제술, 방수유출장치 삽입술 등 환자 상태에 맞는 수술적 치료가 시행됩니다. 어떤 방법이든 중요한 것은 정기 추적과 생활관리의 병행입니다.


일상 관리 또한 치료만큼 중요합니다. 밤에 책을 읽거나 TV를 볼 때는 눈높이에 맞는 조명으로 그림자를 줄이고, 독서·작업 시 머리를 과도하게 숙이지 않도록 책상과 의자의 높이를 조절합니다. 야간 운전이나 복잡한 도심 운전은 시야가 줄어든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고, 부득이하게 운전할 때는 밝기 조절과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합니다. 건조감이 심하면 인공눈물을 적절히 사용하고, 렌즈 착용자는 사용 시간을 줄이며 청결 관리를 철저히 합니다. 무엇보다 예약해 둔 진료 일정을 지키고, 증상 변화가 느껴지면 즉시 의료진과 상의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녹내장은 조용하지만 집요하게 시야를 잠식하는 질환입니다. 그러나 두려움만으로 대응할 이유는 없습니다. 정기 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하고, 눈과 전신의 건강을 아우르는 생활습관을 꾸준히 지키며, 의료진과 협력해 맞춤 치료를 이어간다면 시력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보존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매일의 작은 실천—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사, 절주·금연, 적당한 운동, 적정 조명과 휴식이 모여 내일의 시야를 지킵니다. 오늘 이 순간, 내 눈을 위한 한 가지 변화를 선택해 보세요. 작은 실천 하나가 시력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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