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부일체(제자와 스승과 부모가 하나다) - 정순신 자녀 학폭사건
'제자'와 '스승'과 '부모'가 어쩌면 이렇게 한결 같이 무책임하고 비윤리적이며, 추잡스러운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싶다.
PD수첩 내용과 청문회 내용 등을 보면서 정말 치가 떨렸다.
이들의 이런 모습이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보편적 일상'일 것 같은 생각에 가슴이 답답했다.
연일 뉴스와 기사에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학폭', '서울대 입학' 관련한 소식들이 들려왔다.
이미 정치인들의 자녀 관련 이슈로 더 이상 뉴스 속 이야기들이 눈에도 귀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어쩌면 더이상 특별할 것도 없다는 느낌이 강했던 것 같다.
정치인들의 자녀가 사고를 치거나, 그 부모의 비호로 기득권층에 무혈입성하는 듯한 사건은 기존에도 지속되어 왔으니까
ㅡ 래퍼 아들을 둔 내로남불형 정치인
ㅡ 딸 의사만들기 프로젝트로 X맨이 된 정치인
대다수의 국민들이 마음속 깊이 혀를 차는 상황에서도 뻔뻔함으로 무장한 그들에게 내가 졌나 보다.
관심조차 없었다.
"무슨 일이 났나 보네. 또 정치인 자녀가 부모 얼굴에 먹칠했나 보네" 수준으로 넘어갔다.
대한민국의 소시민으로서,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로서, 나는 그렇게 해당 사건에 대해 무관심했고, 무지했다.
※정치적으로 어떤 진영에도 속하지 않고, 손절이 예정된 사람 외에는 '정치' 얘기 안 하는 사람이니, 어느 정당을 지지하던 시비를 가릴 생각이라면 그냥 가던 길 가주시길 바랍니다.
내가 시청한 PD수첩의 내용 중 일부를 소개한다.
정의로운 법조인 우리 정순신 변호사는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아들의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해 헌신한다.
자신의 검사로서의 경력과 지위, 머릿 속에 가득한 법률지식을 총동원해 법적 절차에 대응한다.
저 법적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학폭 피해자들의 피 말리는 고통의 시간은 켜켜이 쌓여갔겠지.
그 고통의 시간을 견디뎐 피해학생은 "결국은 가해자가 이기는구나"라고 느꼈다고 한다.
난 그 어느 부분보다 이 단어가 가슴 아팠다.
학폭 가해자인 정순신의 아들 정윤성이 서울대 철학과에 진학한 것과 달리 피해자들은 인생의 행로가 틀어져 버렸다.
군복무 중인 아들을 대신해 "또" 아빠가 등판한다.
마지막 문구...절박하면서도 강압적이네.
집념과 열정의 사나이는 아들을 위해 시공간의 흔적을 조정할 수도 있다.
강남 8 학군 명문고 교장의 자리에 앉기까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을까 생각이 들면서도,
청문회에서 나와 답변하는 교장선생의 모습.
그녀의 가족이 보면 안쓰럽겠지만, 보는 국민 입장에서는 한심스럽기 그지없었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이 되었기 때문에 문제 될 소지가 없지 않나요?라는 태도와 언행
내가 주도한게 아니라 심의위원회의 만장일치에 따른 결과라는 식의 책임회피
국민들의 공분과 의문에 대한 이해가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교육자의 모습
당시 그 상황을 지켜보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한 동급생의 편지
한 사람의 반성어린 마음이 아니라, 우리들이 다 함께 고민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이 사건이 내년 3월 즈음,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지
그리고 어떠한 결과로 마무리(해결)되었을지
그 사이에 얼마나 유사한 일들이 또 나올지
관심이 간다.
*민사고등학교 교직원들의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과 원칙에 따른 행정처리 모습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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