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행의 계절, <억새 명소>
서늘해진 가을의 산들바람에 나부끼는 은빛 억새의 자태가 화려해지는 시기가 돌아왔다.
울긋불긋 단풍과 함께 완연한 가을의 문을 여는 주체이면서 동시에 가장 늦게까지 가을을 지키는 억새.
새 또는 새대기, 어욱(제주)이라고 불리는 억새는 벼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물가에는 자라지 않고 밭둑부터 시작하여 야산을 덮고 중턱이나 정상 평지에서 수 만평 늦가을을 하얗게 꽃 피운다.
억새가 유명한 곳으로는 경기도 가평의 유명산과 전라도 장흥 천관산, 경기도 포천의 명성산, 제주도 오름지대, 강원도 정선의 민둥산을 꼽을 수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명소가 있으나, 후에 추가로 다루기로 한다.
강원도 정선 민둥산의 은빛 물결
정선군의 남면에 솟은 민둥산(1,118.8m)은 이름에서도 짐작되듯이 산 위에 나무가 거의 없으며「억새산」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곳곳에 억새풀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산행의 시작은 해발 800m의 발구덕마을에서 시작된다. 발구덕마을은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카르스트지형이다. 석회암 지반의 갈라진 틈 사이로 이산화탄소를 머금은 빗물이 스며들어 석회암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을 녹여버렸다. 오랫동안 이어진 이런 현상으로 곳곳에 푹 팬 웅덩이가 생겼다.
발구덕마을 위쪽 휴게소(해발 850m 정도)에서 정상까지는 약 30분 정도 걸리는데 민둥산은 산세가 둥글둥글 원만하고 등산로도 평탄한 편이어서 초보자도 쉽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정상으로 올라가다가 숨을 고르기 위해 뒤를 돌아보면 증산역이 있는 남면 무릉리 일대가 시원스럽게 보인다.
완만한 능선을 타고 산을 오르면 정상에 조금 못 미쳐 넓고 넓은 억새밭이 펼쳐진다. 그 14만 평의 억새밭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추억을 심어준다. 민둥산 억새는 대부분 사람 키를 넘는 데다,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억새는 바람이 불어 가는 방향으로 몸을 돌린다. 그 모습이 거대한 물결 같다.
끝없이 펼쳐지는 억새의 물결.
10월 중순이면 민둥산 억새풀 축제가 열려 전국 각지에서 여행객들이 많이 몰려든다. 출렁이는 억새 물결을 따라 관광객들이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한다. 색깔이 매우 짙고 조밀해서 길을 잃지 않도록 주의도 필요하다.
억새의 정취를 만끽하려면 해가 중천에 떠 있는 시간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오전 8~10시, 오후 3~4시가 적당하다. 기울어가는 태양을 마주하고 역광으로 봐야 반짝이는 억새밭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억새들이 햇빛에 반사되어 은빛 물결을 이루는 풍광은 압권이다.
나무 한 그루, 바위 하나 눈 앞을 가릴 게 없는 정상에 올라서면 북쪽으로 손을 쭉 뻗으면 닿을 것만 같은 지억산과 함백산을 비롯해 첩첩이 전개되는 고봉준령들을 감상하는 맛도 억새 감상 외에 민둥산이 안겨주는 즐거움이다.
또 다른 억새 명소로는 다음의 장소를 추천한다.
◆ 전남 장흥 천관산 - 전남 장흥에 있는 천관산은 기암괴석과 아울러 정상인 연대봉에서 구정봉까지 능선을 따라 이어진 10리 길이 억새 군락지로 유명하다.
천관산 억새는 10월 중순부터 말 사이에 절정을 이룬다. 산행은 장천재에서 금강굴~구정봉~억새능선~연대봉~정원석~다시 장천재로 하산하는 원점 회귀형 코스로 5시간 정도 걸린다.
◆ 경기도 포천 명성산 - 포천시와 철원시 경계에 솟아 있는 명성산은 산정호수와 어우러져 계절별로 운치가 가득하고 억새가 만발할 무렵 연인들 데이트 코스로 인기가 좋다. 명성산 억새 군락지는 삼각봉 9부 능선에 펼쳐져있다. 산정호수~자인사~삼각봉~등룡폭포~비선폭포~산정호수로 이어지는 총거리는 9㎞. 약 4시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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