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해진 날씨 덕분에 소풍이나 나들이 가기 좋은 계절, 가을이 왔다.
매넌 핑크빛 꽃들이 만개를 이루는 가을 명소가 있다.
바로 선운사다.
선운사의 꽃무릇은 매우 유명하다.
꽃무릇은 상사화의 한 종류 즉, 붉은 상사화다.
상사화
꽃이 필 때 잎은 없고, 잎이 자랄 때면 꽃이 피지 않아서
볼 수 없는 서로를 한없이 그리워한다고 지어진 꽃말이다.
자연스럽고 정갈해 찾는 이들의 기분을 차분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곳
선운사는 백제 위덕왕 24년(577)에 창건했는데, 많은 세월이 지나며 자연 폐사된 것을 1472년(성종 3년)에 행호선사(幸浩禪師)가 쑥대밭이 된 절터에 외롭게 서 있는 9층 석탑을 보고 분발, 성종의 숙부인 덕원군(德原君)의 후원으로 대대적인 보수를 하여 사찰의 면모를 다시 찾았다. 그러나 이때 재건된 선운사는 정유재란으로 소실되어 광해군 5년(1613) 이후 3년간 재건했다고 전해진다.
선운사에 들어가기 전 미당 서정주의 육필원고를 확대 해 놓은 「선운사 동구」라는 시비를 보고 입구로 들어가면 선운사 부도밭이 눈길을 끈다. 부도란 고승의 사리나 유골을 넣고 쌓은 돌탑. 부도밭이야 큰 사찰에 가면 어디에나 있지만, 이곳 선운사 부도밭은 곧고 울창한 숲 속에 들어앉아 있어 아늑하기 그지없다. 숲의 규모가 크진 않지만 자연스럽고 정갈해 찾는 이들의 기분을 차분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
부도밭을 지나 울창한 나무로 둘러 쌓여 있는 숲길을 지나다 보면 멀리서 대웅보전과 선운사란 현판이 붙은 천왕문이 보이기 시작한다. 선운사 경내에는 금동보살좌상, 지장보살좌상, 선운사 육층석탑 등 보물 3점과 지방문화재 8점, 비지정 문화재 30여 점 등 많은 문화재가 있다. 특히 내원궁 안에 있는 금동보살좌상은 일본인이 몰래 가져가 1940년 히로시마에서 큰돈을 받고 팔려던 것이 발각되는 우여곡절 속에 반환되어 오기도 했다고 한다. 대웅보전 앞에 있는 5m 높이의 석탑은 통일신라시대의 것으로 원래는 9층이었으나 장마 피해를 입어 떠내려가고 지금은 6층 만이 남아 있다. 그리고 그 대웅보전 뒤편에는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선운사를 둘러 봤다고 해서 선운사의 일정을 끝낸다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절에서 나와 계곡을 따라가면 진흥굴과 도솔암, 대원궁이 나온다. 선운사에서 도솔암까지 올라가는 3km가량의 숲 길이 있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이 길은 선운사의 또 다른 하나의 매력으로, 10월 중순에서 11월 초반이면 이 길은 단풍으로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진흥굴은 천연동굴로 신라 진흥왕이 왕좌를 버리고 도솔과 공주 중애를 데리고 이 굴에서 수도했다고 전해진다. 깊이가 10m인 이 자연 굴은 TV 드라마 「대장금」에서 장금의 어머니 묘가 있는 동굴로 나와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도솔암은 도솔암을 보아야 선운사를 제대로 보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선운사에서 비중이 높은 암자. 「미륵불이 있는 도솔천궁」이란 뜻으로 깎아지른 기암절벽 사이에 들어선 암자의 모습이 예사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도솔암에 오르면 보물 1,200호로 지정된 동불암 마애불, 도솔천 내원궁 그리고 낙조대를 볼 수 있다. 암자 앞의 거대한 암벽인 칠송대에 새겨진 17m의 마애불과 도솔천 내원궁은 올라가는 길 굽이굽이 계단이 있어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일단 올라서서 내려다보는 도솔산 전경은 땀과 피로를 식혀 주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골짜기가 백미이다. 바위산이 연출하는 거친 산세와 돌 틈에서 자라난 나무의 푸른빛과 단풍이 일품이다. 특히 가을이면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장관을 펼쳐낸다.
산 정상 가까이 있는 낙조대는 서해 바다와 변산반도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데, 이곳에서 감상하는 일몰이 장관이다. 저녁 무렵 서해로 사라지며 붉은빛을 토해내는 낙조를 본다면 선운산이 호남의 내금강이라 불리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바다는 온갖 시름을 어루만지듯 온통 붉은 비단의 물결로 뒤덮인다.
▲ 선운사 가는 길
선운사는 부안의 내소사와 채석강과 연계해도 훌륭한 여행코스가 될 듯 싶다. 선운사의 입장료는 어른 2600원, 청소년 1700원, 어린이 1200원이며, 주차료가 2000원이다.
선운사로 가려면 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선운산 나들목으로 나와서 22번 국도를 이용. 선운사 방면으로 운행하면 된다. 선운사는 주차장에서 약 15분 정도 걸어 들어가면 된다.
▲ 추천 등산코스
선운산 주차장 - 진흥굴- 천마봉 - 낙조대 - 소리재- 수리봉 - 선운사 - 주차장(원점)
▲ 주차:: 선운산 도립공원 주차장(무료)
▲ 산행시간: 약 4시간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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