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심리학은 '인간'을 삶의 활동을 영위하는 유기적 개체로 취급하며 그 과정에서 삶의 원동력이 되는 것을 '욕구'라고 지칭한다. 이 '욕구'는 인간을 행동으로 몰고 가는 기본적인 힘의 총칭이다 또 '욕구'는 ‘인간의 가치 경험'이라는 각도에서도 분석할 수 있다. 개인의 입장에서 '가치'라는 것은 인간 경험상의 내용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개념이다. 그 인간 경험은 복잡한 것이든 단순한 것이든, 이른바 경험의 내용 이외에 ‘가치지향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인간 경험에는 '기본적 지향성'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두 가지 방향으로 되어 있다. ‘그것을 계속하고 싶다', '되풀이하고 싶다"고 하는 플러스 방향이 그 하나요, ‘이제 하기 싫다', '다시는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고 하는 마이너스 방향이 다른 하나이다. 인간경험은 그 중 어느 한 방향을 향하고 있는데 이것이 개인의 입장에서 ‘가치의 기반’이 된다. 이러한 지향성에 바탕을 두고 행동이 플러스 방향으로 향하고 있을 경우, 그 행동 경험의 내용은 '플러스 가치'를 갖는다고 할 수 있고, 반대로 마이너스 방향으로 향하는 경우에는, '마이너스 가치’를 가지게 된다.
'개인의 입장'에서 인간 경험의 가치 지향성을 가장 단순한 형태로 까지 분석해서 고찰하면 이렇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인간 경험에서 나타나는 가치는 이런 단순한 유형이 아니고 플러스와 마이너스 가치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리하여 '인간의 욕구'가 실제로 가리키는 방향은 그 '가치 복합' 중에서 종합적으로 우월한 가치가 가리키는 방향이다.
'욕구'는 심리학에서의 기초적인 표현을 빌린다면, '직접 자극과 조건 자극'에 의해서 발생한다. 이들 두 가지 종류로 크게 구분할 수 있는 복잡 다양한 '자극'에 의해서, 인간을 행동으로 몰고 가는 힘이 유발되는 것이다. 이것이 '욕구'이다. 그렇게 해서 형성되는 '욕구'에는 또 몇 가지의 유형적인 종류가 있다.
마리노우스키는 욕구를 '기본적 욕구(basic need)'와 '문화적 욕구(cultural need)'의 두 가지로 나누고 있다. '기본적 욕구는 직접 인간의 생리적 조건과 결부된 욕구로서, 예컨대 공복 때에 위벽의 자극을 조건으로 해서 생기는 '식욕'과 같은 것이다. 또 '문화적 욕구'는 생활 환경에서 주어진 문화적 자극에 대한 인간의 반응이 내면화해서 인간의 '욕구'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 '문화적 욕구는 '기본적 욕구에 비하면 '제2차적 욕구(derived need)'이다. 그러나 그것이 제2차적 욕구이기는 하지만, 인간을 행동으로 몰고 가는 힘은 기본적 욕구에 못지 않게 강력한 경우가 많다.
기본적 욕구와 문화적 욕구는 다 같이 '개인적 욕구'인데, 그'욕구'는 당사자의 마음에는 자기가 자진해서 이것을 '하고 싶다"고 하는 의식의 형태로 나타난다. 개인적 욕구 외에도 또 다른 욕구의 유형으로는 '사회적 욕구’가 있다.
이것 역시 같은 '욕구' 이기는 해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의식 경험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것도 인간을 행동으로 몰고 가는 힘이기는 하지만, '사회적 가치 체제'가 작용한 결과라는 생각이 항상 의식 속에 도사리고 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돼지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는 관습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이슬람교도라 하더라도 공복인 경우 고기 굽는 것을 보면 식욕을 느끼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고기가 돼지고기라는 것을 알게 되면, 식욕 이외의 또 하나의 욕구가 생기게 되는데, 그것은 반대의 방향을 '지향' 한다. 그리하여 그 사람의 마음속에 그것을 먹어서는 안 된다고 하는 힘이 되어 작용하는 것이다. 그 결과 그 사람은 그것을 먹으려고 하지 않게 되는데, 이러한 것이 '사회적 욕구'이다.
이것은 사회적 가치 체제가 내면화된 결과이다. 즉, 사회적 가치체제가 내면화되고 개인의 마음속에 그것이 반영되어 '개인적 가치체제'가 새로 이룩된 결과인 것이다. 또 '개인적 욕구'와 그 방향이 모순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설사 모순되더라도 '개인적 욕구'와는 관계없이 그것은 그 자신의 방향을 가리키기를 멈추지 않는다.
'사회적 욕구’도 어떤 사람에게는 자신의 '욕구'이다. 그런데도 그 사람은 이것을 자기가 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사회적 가치 체제의 요청에 따라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의식 하는데, 거기에 '개인적 욕구’와 다른 점이 있다.
인간의 마음속에 일어나는 '욕구' 유형은 이와 같이 복잡하다. 활동하고 있는 인간의 마음에는 '욕구'가 항상 뒤를 이어 쉴새 없이 일어나고 있다. '욕구'가 생긴다는 것은 마음이 '긴장 상태'가 된다는 것인데, 욕구가 충족되어서 해소되면 마음의 긴장은 '이완상태'로 돌아간다. 그러나 욕구는 항상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그 욕구가 생기는 대로 모두 충족된다면 문제는 없다. '욕구의 발생 · 충족 • 해소'라고 하는 흐름이 원활하게 되면 '인간 문제도 발생할 일이 없고, 마음은 항상 안정 상태에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사람과 환경과의 순응 관계나 조정 작용이 잘 이루어지지않으면 충족되지 않은 '욕구'가 그대로 남게 되어 '욕구 충족'의 흐름이 순조롭지 못하게 되고 마음의 '긴장 상태'가 해소되지 않는다.
거기에서 '인간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물론 마음이 '긴장 상태'에 있다고 하는 것이 곧 '불쾌' 한 상태에 있다고 할 수는 없다. 그것이 항상 마이너스 가치를 가져 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적당한 '긴장'은 '쾌락'이요 사는 보람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욕구는 파슨즈가 말하듯이 '미래 지향성 (future orientation)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장래에 대한 전망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 욕구가 마음속에서는 강해져 가는데, 장래에는 '해결의 전망'이 나쁠 경우, 마음은 '과도 긴장 상태'에 빠지기 쉽다. 이것이 불안한 상태이다. 이 불안 상태가 되면 곁들여서 전부터 잠재되어 있던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가치 복합'의 모순이 격화해서 표면에 나타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거기에 자극되어 많은 새로운 욕구군이 앞을 다투어 무수히 발생하여 욕구 빈발 상태'가 되고, 마음은 갈등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런 상태에 이르게 되면 분명히 당사자로서는 불쾌해 하고, 고민하고, 괴로워한다. 마이너스 가치, 다시 말해서 해결을 필요로 하는 '인간 문제'가 나타난 것이고, 그는 '문제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인간 문제'에 대한 심리적 구조의 윤곽이다. 인간의 번민과 고뇌는 대개 이와 같은 기본적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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