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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독서/종교학

수행의 다양한 방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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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인격은 육체와 정신, 생리와 심리라는 이중 구조를 가지고 있다. '수행'은 이중 구조를 극히 유용하게 활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인간의 신앙 체제는 이것을 형성하려고 해도, 직접으로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래서 가장 유효한 '간접적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데, 그것을 조직적으로 한 것이 수행이다. 인간이 행동을 하는 경우에 자기 의지로 그 행동을 수행할 수 있다. 특정한 형태의 종교적 행동을 함으로써, 그것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그러나 효과적으로 신앙 체제를 형성 · 강화하려 하는 것이 수행이다. 그런 의미에서 수행이란 몸을 통하여 마음에 작용하는 종교적 방법의 연구라 할 수 있다.

 

육체를 어떻게 단련하여야 그에 따라 마음이 단련되는가. 저마다 오랜 역사적 경험을 거쳐서 그 수행 방식을 배워 왔다. 그래서 각양각색의 수행 형태가 생겨났다. 그 다양한 수행 방법을 전체적으로 관찰하면 하나의 공통된 특징을 발견할 수가 있다. '내용'은 각각 다르면서도 하나의 기본적 행동 형태로서, 공통된 특징은 인간이 전력을 기울여서 할 수 있는 간단한 행동 양식을 설정해 놓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행동 양식을, 정신을 집중시켜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실행한다. 어떤 수행방식을 살펴보더라도 거기에 공통된 핵심이 있는 것처럼 생각된다.

 

단순한 행동 양식에 온 정성을 들여 되풀이하다가 보면 차츰 마음이 통일되고 정신이 심화되어 심신이 단련된다. 그 결과 '신앙 체제'가 형성 · 강화되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생리 · 심리적인 구조상의 제약이 있다. 인간이 되풀이해서 할 수 있을 만한 간단한 행동 양식이란, 그다지 종류가 많지 않고 비교적 한정되어 있다. 예로부터 행해져 온 종교적 수행의 형태를 살펴보면 생리 · 심리적으로 가능한 것은 거의 모두 활용하고 있다.

 

인간은 소리를 낼 수가 있다. 발성 행위가 정형적인 형태를 갖추게 되면 수행을 위한 행동 양식이 된다. 그것이 독경이다. 예를 들어 염불은 수행의 방법이 된다. '반야심경'을 천 번 독송하는 식의 경전도 수행의 방법으로 쓰이고 있다.

 

인간은 글씨를 쓸 수가 있다. 글씨를 쓰는 경우에는 손가락 끝의 미세한 근육 운동에 정신을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단순한 반복적 행동이다. 그 쓰인 내용에 종교적 이상이 담기면, 이것도 좋은 형태의 수행 방법이 된다.

 

걷는 것도 인간이 일상 되풀이해서 하는 행동이다. 그러나 그저 막연하게 걷는 것은 누구나 다 하고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것은 수행이 되지 않는다. 종교적 이상을 목적으로 걷는 것이 아니면 안 되고,더군다나 절박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걷지 않으면 안 된다.그러한 조건이 갖추어지면 이것도 종교적인 수행이 된다. 기독교의 '순례'가 이미 오랫동안 행해져 오는 일들이다.

 

호흡을 하는 것도 반은 반사적이긴 하지만, 인간이 살아 있는 한 멈추는 일이 없는 반복적 행동이다. 이것을 적당히 제어해서 정신 집중의 대상으로 삼으면 이것도 하나의 수행법이 된다. 이 수행은 타인에 대한 의식 없이,수행을 할 수 있는 이상적인 수행 방법'이다"

 

고행(苦行 Asceticism, Askese)도 수행의 한 가지 형태로 생각할 수 있는데, 어떤 특정한 괴로움을 참아 내는 것으로서 '신앙 체제'를 강화하는 것이 수행의 초점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세속적으로 행해지는 각종 '금단'도 고행의 일종이다. 단식 · 불면과 같은 형태가 있다.

다만 고행에서는 '겉치레 고행'을 구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열의에 들떠서 긴장된 기분으로 수행에 들어가는 수행자는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 보기에는 놀랄 만한 괴로움도 전혀 고통으로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수행 방법의 핵심은 인간의 단순한 행동 양식을 정성들여 몇 번이고 되풀이하는 데에 있다. 그것으로 내면적인 '마음자세'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방법을 쓰고 있는 것은 종교적 수행'만 아니고 그 밖에도 있다. 곧 무도(武道)나 예도(禮道)의 수련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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