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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독서/종교학

인간관과 윤리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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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생명이란 대체 무엇인가? 인간은 사후에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며 어떻게 살면 좋은가? 이러한 물음들이 종교 사상 안에서는 항상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인간관'은어떤 종교 사상에서든 실질적으로는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인간이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느냐 하는 문제와 인간이 어떻게 해서 이 지상에 창조되었느냐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러나 전통적인 종교 사상 체계에서는 흔히 이 두 가지 문제가 하나로 취급되고 있다. 인간이 어떻게 해서 창조되었는가 하는 설명 중에는 인간이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가 하는 문제의 상징적인 열쇠가 되는 구상이 적지 않다.

 

동시에 그것이 인간의 생성 발전이라는 사상에 상징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또 기독교가 유대교로부터 이어받은 교리에는 인간은 신의 모양을 본떠서 창조되었는데 최초의 인간이 지혜의 나무열매를 따먹어 신의 뜻을 어긴 것으로 되어 있다. 그것이 인간의 죄의식을 설명하는 상징적인 원리로서의 구실을 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인간 생명의 문제는 깊이 파고들어가면 필연적으로 '죽음'의 문제와 관계된다. 생명욕은 인간의 욕구 중에서 가장 강렬한 것이며, 죽음은 생명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인간 생활에 대한 최대의 도전이다. 문화 발전과 사회 여건의 개선이 현대인의 건강한 일상생활에서 죽음을 멀리 몰아내고 있다 하더라도, 죽음의 문제가 갖는 본질적인 중대성에는 변함이 없다. 그래서 사후의 생명이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것은 오늘날에도 인간에게 가장 중대한 의미를 지니게 하는 것이다.

 

사후 생명의 존속 문제는 '영혼관'과도 결부되며, 여러 가지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기독교나 신도는 육체에서 떨어져 나간 후의 영혼의 존속을 믿는다. 그러나 다른 종교에서는 그 영혼이 가는 행방에 대해서는 기독교처럼 천국이나 지옥의 사상은 갖지 않았다. 유대교나 고대 이집트의 종교 등에서는 일정한 때가 오면 육체도 함께 재생한다고 믿는 사상이 있다. 불교는 본래는 영혼의 존속을 인정하지 않으며 궁극적으로는 생명의 전면적인 소멸을 이상으로 삼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회사상'이라는 형식으로 사후 생명의 잠정적인 존속을 인정해 왔다.

'사후 생명'의 존속을 인정하는 종교 사상 체계 중에는, 그것과는 상대적인 관계에서 '현재 생명'의 의미에 대한 해석이 형성되어 있는데 그 생명관에서는 생명의 연결이 사후에까지 크게 뻗쳐 있다.

 

현재 지상의 생명은 생전 사후의 긴 생명을 연결하는 쇠사슬의 한 고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거기서는 죽음이 생명의 최종적인 종말이 아니다. '다시 만날 때까지'라고 노래를 부르면서 죽어갈 수 있는 생명관이 된다. , 죽음은 생명의 존재 방식이 한 가지 양상에서 다른 양상으로 변해 가기 위한 하나의 전기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이다.

 

사후 생명이 이상화되어 이상 세계의 행복이 강조되면, 현실의 지상 생명의 의의는 그것에 대응해서 변화한다. 2차적인 것이 될수도 있다. 영원한 생명에서의 행복을 얻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서의 의의 밖에는 가지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이 사고 방식이 지나치게 발전되면, 현실의 인간에 대한 생각은 소극적이 되어 정적주의와 같은 부정 관념이 생긴다. 그것은 현실적인 인간 생활의 장에서는 종교적 이상의 실현이 아무래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하루빨리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 영원한 참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는 사고방식이다.

 

그런데 반하여, 이 지상이 이상적인 인간 생활의 장이 될 수 있다고 하는 현실 긍정적인 사고방식도 옛날부터 있어 왔다. 고대 페르시아의 종교 사상은 인간이 선신의 투쟁에 협력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또 인간이 우주의 생성 발전에 참여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대승 불교도 현실적 삶의 긍정에 입각하고 있다.

 

인간의 지상 생활을 일률적으로 다루는 것은 '윤리"이며 '도덕'이다. '종교 사상' '윤리 사상, 도덕 사상'과의 상관관계는 동서양이 전통적으로 다르다. 서양의 종교 사상은 윤리 도덕을 그 안에 포함하는 바, 사람이 가야 할 길은 일체가 신에 의해서 지시된 것으로서 윤리 도덕은 그 근원이 종교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 것이 서양 문화에서의 일반적인 통념이다. 그러나 동양에서는 대체로 종교와 윤리 도덕은 그 영역을 달리하고 있어 서로 다른 것이다.

 

윤리도덕은 대인적인 것이며, 사회 생활에서의 인간의 규율이다. 그러나 종교는 그것을 초월한 훨씬 저편의, 인간의 궁극적인 문제의 영역을 다루는 것이다. 물론 종교도 윤리 도덕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종교의 원리로 모든 윤리 도덕을 조직화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거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과 이유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 동양 종교의 전통적인 본연의 자세였다. 근대 사회의 발전과 더불어 이 두 가지 방식이 어떻게 전개되느냐 하는 것은 앞으로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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