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는 반복 출혈, 피부의 자색반
혈소판감소증이란 혈액 1마이크로리터당 15만~40만 개가 존재해야 하는 혈소판이 10만 개 미만인 경우를 의미한다.
경도의 혈소판감소증이 있을 때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건강검진 등을 통해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혈소판 수치가 심하게 낮으면 출혈 경향이 증가해 피부에 점출혈이나 자색반이 생길 수 있고, 이유 없이 반복되는 잇몸 출혈이나 코피, 월경과다 등이 발생한다. 드물지만 혈소판이 2만/uL 이하로 감소하면 외상 없이도 뇌출혈이나 장출혈 같은 주요 장기의 출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안정과 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혈소판감소증이 심할수록 출혈 위험이 증가한다고 생각하지만, 출혈 위험성은 혈소판 수치에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으며 혈소판감소증을 유발하는 기저질환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구분 | 자가진단표 |
내용 | ○ 피부에 멍이 잘 든다 ○ 작은 출혈성 반점이 나타난다. ○ 잇몸에서 피가 자주 난다. ○ 잦은 코피를 달고 산다. ○ 피가 잘 멈추지 않는다. |
혈소판 감소의 가장 흔한 원인 : 감염, 약물
혈소판감소증은 일반 혈액검사를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혈소판 감소하는 원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최종 진단에 이르기까지는 상세한 병력 청취와 문진, 여러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혈소판 수치를 일시적으로 저하시키는 원인은 세균성 혹은 바이러스성 감염, 사용 중인 약물이 가장 흔하다. 따라서 최근 2~4주 내에 동반된 감염 증상, 복용 약제에 대한 자세한 문진이 중요하며, 간염 바이러스와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검사 등이 권고된다. 헬리코박터균도 면역성 혈소판감소증과 연관될 수 있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헬리코박터 제균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항생제, 진통소염제, 일부 건강기능식품 등에 의해서도 혈소판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복용 중인 약제의 부작용을 확인한 뒤, 원인으로 의심되는 약제를 중단하고 1-2주 후 혈소판 수치가 회복되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항암약물치료→ 골수기능억제 → 혈소판 감소
간경화, 심부전, 자가면역질환 등의 전신질환이 있을 때도 혈소판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동반 질환을 감별하기 위한 신체 검진이 필요하며, 자가면역항체검사나 복부 초음파검사 등의 추가 검사가도움이 된다.
항암약물치료나 방사선치료(특히 골수기능이 집중된 골반뼈, 척추뼈 등에 시행한 경우)를 받으면 골수기능이 억제되어 혈소판 감소하는데, 중증의 혈소판감소증이 발생하면 출혈 위험이 높아지므로 항암제의 용량이나 치료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모든 환자에서 골수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빈혈이나 백혈구감소증 등의 기타 혈액 이상이 동반된 경우, 원인이 불분명한 중증의 혈소판감소증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골수의 조혈기능을 확인하고 성이상증후군 같은 혈액암을 배제하기 위해 시행한다.
특발성 혈소판감소증, 20-40대 여성에서 호발
병력 청취와 문진, 다양한 검사를 시행한 결과 앞서 언급한 여러 원인에 의한 혈소판감소증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 특발성 혈소판감소증으로 진단할수 있다. 이전에는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해 '특발성(idiopathic)'이라고 명명했으나, 최근에는 자가면역기전이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알려져 '면역성 (immune)' 혈소판감소증으로 부르기도 한다.
특발성 혈소판감소증은 20-40대에서 호발하지만, 모든 연령에서 발생 가능하고 여성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소아는 바이러스 감염이 선행되고 급성의 임상 양상을 보이며, 자연 치유되는 경향이 크다. 반면 성인은 장기적 경과를 보이는 만성 혈소판감소증이 더 많다.
치료 목표는 출혈 위험 최소화
특발성 혈소판감소증은 출혈 증상과 혈소판 수, 동반 질환, 생활방식, 환자의 요구, 출혈 위험이 있는 약물 복용의 필요성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혈소판 수치가 5만/uL 이상 유지되는 환자라면 수술 같은 침습적 처치가 예정되어 있거나 항응고제를 사용하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 치료 없이 추적 관찰한다. 반면 수치가 2만/uL 이하일 때는 중증의 출혈 위험이 있으므로 치료를 실시한다.
혈소판감소증은 치료의 득과 실을 고려해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혈소판 수치가 5만/uL 이상 유지되는 경우에는 대부분 무증상이고 자연 출혈의 위험이 낮기 때문에 치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보다는 부작용으로 인한 손해가 더 크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즉 치료의 목표가 혈소판 수치를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출혈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
기본은 스테로이드 치료, 대량 출혈 우려되면 수혈
성인에서 특발성 혈소판감소증의 1차 치료는 스테로이드 요법으로, 약 70-80%의 환자에서 혈소판 수가 증가하지만 스테로이드를 감량하면 재발해 완전 호전은 30% 정도에 불과하다. 중증 출혈을 예방하거나 조절해야 하는 경우, 분만이나 수술 등의 침습적 시술을 받기 위해 혈소판 수를 빨리 증가시켜야 하는 경우에는 스테로이드와 함께 면역글로불린 주사제를 사용한다. 면역글로불린 투여는 대개 효과가 빨리 나타나고 70-80%의 환자가 반응을 보이지만, 대부분 일시적인 반응이며 치료 후 2~4주가 지나면 혈소판이 다시 감소한다.
두개강내 출혈 같은 위험한 출혈 증상이 있을 때는 혈소판 수혈을 시행할 수 있다. 또한 침습적 시술이나 수술 등의 처치 전에는 수혈보다 스테로이드제나 면역글로불린의 투여가 필요하나, 효과가 불충분하고 대량 출혈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혈소판 수혈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특발성 혈소판감소증은 발생 기전이 혈소판에 대한 자가항체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혈소판 수혈의 효과가 미미해 약 40%에서만 수혈 후 혈소판 증가를 보이며, 반복 수혈로 인한 부작용의 우려가 있어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스테로이드 치료에 불응 또는 재발하거나 장기간의 고용량 스테로이드 복용이 필요한 스테로이드 의존성 환자는 2차 치료제를 선택한다. 아직까지는 개인별로 효과적인 2차 치료제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출혈 정도, 동반 질환, 비용, 환자의 선호도 등을 고려해 2차 치료 약제를 결정한다. 2차 치료에는 비장절제술, 트롬보포이에틴 수용체 작용제(레볼레이드, 로미플레이트 등), 리툭시맙, 면역억제제 등이 있다.
출혈 위험 높은 노인 환자, 낙상 조심
혈소판 수치가 낮을 때는 출혈이 쉽게 일어나고 잘 멎지 않으므로 상처를 입지 않도록 주의하고, 과격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특히 노인 환자는 두개강 내출혈의 위험이 더 높기 때문에 낙상을 비롯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스피린,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 등의 약제는 혈소판 기능을 저하시키는 부작용이 있어 혈소판감소증 환자가 복용하면 출혈 경향을 더욱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의료진과 상의 후 복용할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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